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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부 - 열. 성경과 예수 크리스토와 유대인
김 경래  2012-08-31 05:39:48, 조회 : 3,165, 추천 : 534


열. 성경과 예수 크리스토와 유대인

   적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 님을 세상에 소개하고자 붓을 들었습니다. 초창기 교회는 일찍부터 사도들이나 또는 그들과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몇몇 제자들이 전해준 글들을 ‘새 언약,’ 곧 신약 성경이라는 이름 아래 모아서 우리에게 전해주었습니다. 이 특별한 전집의 각 책을 누가 기록했는가는 대부분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는 저자가 밝혀지지 않은 것도 있습니다. 보통 ‘히브리서’라고 불리는, 일종의 구약 성경 주석 내지 편지는 저자가 밝혀지지 않은 책입니다. 이 책은 특별히 구약 성경 이곳 저곳을 여러 군데 인용하면서 대사제로서의 우리 님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저자의 박학한 구약 성경 지식과 설득력 있는 해석, 그의 뚜렷한 논리, 그리고 아름다운 필체는 읽는 이들에게 우리 주 예수 크리스토에 대한 선명한 인상을 심어주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히브리서의 기자는 당대의 성경 곧 구약 성경에 익숙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자기가 설명하고자 하는 바를 위하여 구약 성경을 자유자재로 인용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에는 구약 성경을 직접 인용한 경우가 총 37회나 나타나는데, 어느 한두 권의 책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시편, 창세기, 신명기 등 자그마치 10권의 책에 걸쳐서 인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의 총 절수 303절 중에서 약 61절이 구약에서 직접 인용해온 문구가 되겠는데, 이는 20 퍼센트나 되는 높은 빈도에 해당합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구약의 문구들을 직접 인용하여 설명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고, 더 나아가서 구약의 인물이나 사건 및 제도 등을 통하여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서술하기도 합니다. 먼저 히브리서에 이름이 언급된 구약의 인물은 자그마치 스물 네 명이나 됩니다. 이들 24인 외에도 이름 없이 언급된 이들도 있습니다. 히브리서 기자가 가장 많이 언급한 인물은 아브라함과 말키쩨덱(멜기세덱)과 모세입니다. ‘하나님의 집을 맡은 아들’이신 예수님과 상대적으로 ‘하나님의 온 집에서 사환으로 충성하였다’고 묘사된 모세는, 이집트 궁정을 떠나 이스라엘 백성과 더불어 고난을 받다가 그들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나와 유월절과 피 뿌리는 예식을 정한 일로 칭찬을 듣습니다. 하나님의 약속을 받은 아브라함은 자손들과 더불어 약속의 땅에 기거하였고, 이쯔핰을 바치라는 시험을 받았을 때도 하나님이 그를 다시 살리실 줄로 믿고 순종하였다는 칭찬을 듣습니다.

   말키쩨덱은 히브리서 기자에게 있어서 가장 인상적인 인물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는 “말키쩨덱에 관하여는 우리가 할 말이 많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는 7장 전체를 통하여 말키쩨덱과 예수님을 연관시켜 설명하고 있습니다. 대사제로서의 예수님은 아하론의 갈래를 좇지 아니하고 말키쩨덱의 갈래를 좇아 대사제가 되어 백성의 죄를 위하여 단번에 자신을 드렸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아하론의 자손이 아니라 예후다 지파에서 태어난 예수님의 대사제 직분을 변증하는 것은 유대인 독자들에게 있어서 아주 중요한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입니다. 이들 인물들 외에도 히브리서 기자는 이스라엘 자손이 홍해를 건넌 사건, 그들이 이집트에서 나왔으나 불순종한 일, 예리코 함락 기사 등도 구약을 인용하여 서술하고 있습니다. 또한 하나님이 시나이 산에 강림하신 일이 매우 인상적으로 기록되어 있고 하나님이 천지만물을 다 지으시고 쉬신 제7일 곧 안식일도 히브리서 기자를 통하여 보다 깊은 개념을 부여받습니다.

   앞서도 언급하였듯이 예수님의 대사제 직분은 히브리서 기자가 아주 중시하는 요소입니다. 아하론 자손 가운데서 임명되는 대사제가 자신과 백성을 위하여 예물과 속죄제를 드리는 것처럼, 예수 크리스토 또한 육체에 계실 때에 자기를 죽음에서 능히 구원하실 이에게 심한 통곡과 눈물로 간구와 소원을 올렸습니다. 하나님은 그의 경외심을 보고 그의 기도를 들으셨습니다. 예수 크리스토는 하나님의 아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고난을 통하여 순종함을 배우셨습니다. 이처럼 온전함을 입증해 보이신 예수 크리스토는 그를 순종하는 모든 이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었습니다. 하나님께서 그를 말키쩨덱의 갈래를 따른 대사제로 인정하신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자신을 단번에 희생 제물로 드린 예수 크리스토의 대사제 직분은 영원한 것으로서, 그는 항상 살아서 하나님의 보좌 오른쪽에서 우리를 위하여 간구하십니다. 이와 관련하여 예수께서 하늘로 승천하여 거기 계신 것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히브리서 기자는 서술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히브리서 기자의 재조명을 통하여 고리타분하게만 보였던 구약의 대사제 직분이 새롭게 태어남을 볼 수 있습니다.

   출애굽기 25장 이하 40장 사이에 걸쳐 나오는 성막 건립 기사나 레비기를 비롯하여 모세 오경 곳곳에 산재해 있는 제사에 대한 규례는 오늘날 많은 이방인 기독교인들에게 매우 무미건조한 성경 본문임에 틀림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유대인들에게는 이 기사들이 아주 중요하고 흥미진진한 것입니다. 히브리서 기자는 유대인들을 위하여 이 글을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거침없이 성막과 제사 제도에 대한 내용들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율법의 제사 제도는 히브리서 기자를 통하여 예수님의 희생과 대조를 이루어 묘사되고 있습니다. 사제들은 먼저 자기 죄를 위하고 다음에 백성의 죄를 위하여 날마다 제사를 드리지만 크리스토는 단번에 자기를 드리셨습니다. 해마다 속죄일이면 대사제는 지성소에 들어가 짐승의 피를 가지고 속죄 의식을 행합니다. 예수 크리스토는 단번에 자신을 드려 이 속죄를 완성한 것입니다. 히브리서에 몇 차례 등장하는 ‘염소와 수송아지의 피’는 레비기를 반영합니다. ‘암송아지의 재를 가지고 부정한 자에게 뿌리는 것’은 민수기를 통하여 이해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 13:10-17의 기사는 레비기 4장의 속죄제에 대한 규례를 크리스토에게 적용시키고 있습니다. 속죄 제물의 가죽과 모든 고기와 머리와 다리와 내장 등을 진 밖에 가져다가 불로 사르는 일을 예수 크리스토께서 성문 밖에서 고난받으신 일과 비교한 히브리서 기자의 해석은 독특하면서도 정당성이 있습니다. 이상 언급한 것들 외에도 히브리서는 전반적으로 구약의 제사 제도, 특별히 속죄 제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히브리서의 기자는 새로운 사상을 서술하기보다는 순전히 구약 성경을 직접 간접으로 인용하여 예수 크리스토가 누구인지 기술하고 있습니다. 히브리서는 20 퍼센트 가량의 직접 인용문들과 구약의 기록에 대한 다른 언급들을 감안할 경우, 내용의 거의 전부가 구약 성경에서 온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히브리서 기자가 마치 구약 성경을 되새김질이라도 하듯이 구약만을 가지고 예수 크리스토의 복음을 서술한 점은 그때나 지금이나 얼마든지 구약 성경에 밝은 유대인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요소라고 하겠습니다. 사실 히브리서 뿐만 아니라 신약 성경 어느 책을 두고 보더라도, 구약 없는 신약은 생각할 수 없습니다. 신약 성경은 구약 성경으로 가득 차 있고, 구약 성경 또한 신약 성경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과거 히브리인들은 하나님께서 모세와 예언자들을 통하여 그들에게 주신 말씀을 귀하게 간직하여 인류에게 전달해 주었습니다. ‘옛 언약’이라고 불리는 구약 성경은 그들의 피땀어린 열매입니다. 하나님의 말씀이 인간의 문자라는 옷에 입혀져서, 한 민족의 수고를 통하여 온 인류에게 선물로 안겨진 것입니다. 예수님은 친히 당시의 성경 곧 구약의 권위를 강조하여 말씀하시기를,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를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요 완전케 하려는 것이다. 내가 참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하늘과 땅이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의 한 점 한 획이라도 없어지지 아니하고 반드시 다 이루어질 것이다.”(마태복음 5:17-18)라고 하셨습니다. 이 구약 성경은 모두가 ‘앞으로 오실 우리 님’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히브리인들의 후예인 유대 민족은 또 다시 하나님의 말씀을 기록하는 사명을 부여받았습니다. 이번에는 ‘이미 오신 우리 님’을 온 세상에 소개하는 글이었습니다. ‘새 언약’이라고 불리는 이 신약 성경은 그 전수과정에 있어서 특별히 유대인이 아닌 이방인 제자들의 손을 빌어야 했습니다. 이처럼 ‘옛 언약’과 ‘새 언약’은 한 권의 책을 이루어, 오늘날 성경이라는 이름으로 온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 님을 소개하는 유일한 ‘하나님의 책’으로서 그 자리를 지켜오고 있습니다. 우리 님을 알고 싶습니까? 지금 성경을 열어보기 바랍니다. 그대가 진지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성경을 읽노라면, 그대의 마음 가운데 하나님의 빛이 비치며, 그 말씀을 통하여 예수 크리스토께서 그대를 방문하실 것입니다.

   구약 성경을 익히 알고 있던 히브리서 기자는 하나님의 말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칭송의 말을 아끼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살아 있고 힘이 있습니다. 하나님의 말씀은 양날을 가진 어떤 칼보다도 예리하여서, 사람의 본성과 영혼과 관절과 골수를 찔러 쪼개기까지 하며, 또 마음의 생각과 뜻을 판단합니다. 어떤 피조물도 하나님 앞에서 자신을 숨길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결국은 하나님 앞에서 마치 벌거벗은 것같이 다 드러나게 됩니다” (히브리서 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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